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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원주민 예술의 “환상 컬러”

전통성 잃지 않고 자연과 인간의 교감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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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라아트 호주 현대미술전 전시장 전경. (사진 = 장해순 기자) ⓒ2012 CNBNEWS

1980년대부터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호주 원주민 회화는 오랜 세월 동안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던 선사시대 호주의 자연과 인간의 교감을 담아 왔다. 전통성을 잃지 않고 오늘날에 이어져 세계 현대미술에 창의적 충격과 신선한 영감을 주는 존재다.

한국 문화의 중심공간인 인사동 그 한가운데 새롭게 문을 여는 아라아트 개관 전시로 ‘Color of dreaming, Australian Indigenous Arts(환상의 색, 호주 원주민들의 미술)’이라는 제목으로 호주 현대미술전이 9월 18일부터 10월 16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호주 특유의 원주민 문화가 바탕이 된 ‘원주민 회화’가 중심이다.

특히 1996년에 세상을 뜬 에밀리 카메 킁와레예(Emily Kame Kngwarreye, 1910~1996년)는 칠순을 훌쩍 넘긴 나이에 호주의 자연과 인간을 캔버스에 담아 세상에 소개함으로써 미술사상 가장 유명한 여류 화가가 됐고 호주 원주민 미술을 선도했다.

그녀의 그림에 사용된 기법 가운데 예를 들면 절구를 찧는 공이 자국의 연속을 떠올리게 하는 터치의 집적이 있는데 오랜 세월에 걸쳐 전승된 호주 원주민들의 리듬감이 그 속에 녹아 들어가 있다. 그 리듬으로 그녀는 자신과 조상들이 살아온 대지가 태양을 받아들여 이루어 낸 자연 속의 축복을 되살려 캔버스에 옮겨냈다. 따라서 그녀의 그림에는 원초적인 기쁨과 행복이 담겨 있으며 선명하고 강렬한 색채로 생동감이 시각 이미지로 가득하다.

이번 전시에는 그녀의 만년 작품 세 점이 소개되며 모두 들꽃을 형상화한 것으로 킁와레예가 호주 밖의 인류에게 전달하는 호주의 아름다운 생명감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킁와레예와 함께 호주 원주민들의 독특한 회화를 세상에 소개한 클리포드 포섬(Clifford Possum)의 작품은 호주에 전해오는 암각화를 연상시키는데 이는 북방 아시아 암각화 문화권에 속해 있는 우리에게 낯익은 이미지로 친근감을 불러일으킬 만하다.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는 호주 원주민 회화 작품은 작가 31명의 130여 점이다. 킁와레예나 포섬 이외에도 미니 푸웰리(Minnie Pwerle), 바바라 위어(Barbara Weir), 엘리자베스 고든(Elizabeth Gordon), 주디 왓슨(Judy Watson), 레그 펜가르트(Reg Pengarte), 글로리아 페트야레(Gloria Petyarre), 글로리 느갈라(Glory Ngarla) 등 현대 호주 원주민 회화를 대표할 만한 작가들의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CNB 저널 / 김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