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경 기자 =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와 ‘역린’ 등에서 분장을 맡은 분장 감독 조태희가 전시 ‘영화의 얼굴 창조전’을 통해 분장이 문화 콘텐츠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영화의 얼굴 창조전’은 국내 최초로 분장사가 직접 나서 분장 콘텐츠를 소개하는 전시다. 조 감독은 이 전시를 위해 8년의 시간을 투자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전시 ‘영화의 얼굴창조전’에서 만난 조태희 감독이 이병헌이 영화 ‘광해’에서 쓴 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9.01.02 89hklee@newspim.com |
(주)하늘분장의 대표이자 올해 17년 차 분장을 맡고 있는 조태희 감독은 영화 속 인물을 탄생시키기 위해 특수 가발은 물론 수염, 장신구, 분장도구들까지 단순한 메이크업이 아닌 캐릭터를 완성시키는 고도의 기술을 이 전시에서 소개한다.
조 감독은 배우를 작품 속 인물로 보이기 위해 고민하는 사람이다. 조 감독은 고증에 바탕을 두되 창작은 어느 정도 존중 받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작품에 임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전시 ‘영화의 얼굴창조전’에 소개된 영화 ‘광해’ 속 한효주의 비녀 2019.01.02 89hklee |
이번 전시에서는 사극 작품에서 사용된 콘텐츠를 주로 볼 수 있는데 영화 ‘역린’에서 정조 역을 맡은 현빈에게 날카로움과 불안함을 표현하기 위해 날카로운 비녀를 사용했고, ‘광해’에 출연한 한효주는 캐릭터와 어울리는 은은한 메이크업에 고증에 맞는 비녀를 입혀 중전을 선보였다. ‘광해’ 속 이병헌에게는 최초로 색감이 있는 망을 씌웠다. 고증으로는 검은색이 맞지만, 캐릭터를 위해 색이 감도는 망을 선택했다. 어느 영화보다 높은 고증률을 보인 ‘사도’ 속 분장과 소품도 눈여겨볼 만하다. ‘사도’ 속 첩지와 비녀 여화 등은 80%의 높은 고증률을 자랑한다.
이날 전시장에서 만난 조태희 감독은 전시를 개최하는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그는 “어쨋거나 내가 가진 기술로 큰 전시를 했다는 것, 흥행에 상관 없이 제게 칭찬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전시 ‘영화의 얼굴창조전’에 전시된 영화 ‘역린’ 속 현빈의 스틸컷과 자만옥 비녀. 2019.01.02 89hklee |
아울러 그는 후배들에게 분장이 문화콘텐츠가 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쭉 지나고 보니 한우물을 파는게 대단한 일이구나 싶었다. 저 역시 17년간 분장을 해온 것에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후배들이 (분장 일을)많이 그만둔다. 현장이 많이 녹록지 않아서 그럴 거다. 지금 남은 사람들은 외국 분장사들이 70, 80, 90세까지 분장 일을 하듯 오래토록 (현장에서)일할 수 있으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29일 개막한 전시는 오는 4월23일까지 약 4개월간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펼쳐진다. 500여 점에 달하는 작품으로 분장이 캐릭터에 싣는 힘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