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시 명 : 파리-서울 소나무 20주년 기념전
▪ 전 시 기 간 : 2012.10.17 ~ 2012.11.13
▪ 전 시 장 소 : 아라아트센터 B1, B2 전시장
▪ 관 람 료 : 무료
▪ 관 람 시 간 : 10:00 am ~ 7:00 pm
▪ 문 의 : 02-733-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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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작가 : 고송화, 곽수영, 권순철, 금영숙, 김남용, 김동철 김명남, 김범수, 김선태, 김시보, 김정범, 김종학 김춘환, 김평준, 김현숙, 김형기, 김형준, 노영훈 노치욱, 류규리, 류명희, 류유리, 문민순, 문순우 문창돈, 박동일, 박상희, 박수환, 박승순, 박우정 박현진, 박희언, 배난희, 백진, 백철, 손석 신혜정, 유성일, 유혜숙, 윤봉환, 윤애영, 윤영화 윤익, 윤혜성, 이민호, 이영배, 이영인, 이효성 임태완, 전강옥, 정일, 정대수, 정재규, 정혜진 조돈영, 조용신, 채성필, 최예희, 최인호, 최철 최현주, 한홍수, 황은옥
1. 한국의 젊은 아티스트들이 파리에 소나무라는 예술가 협회를 만든지도 이제 어느덧 20년이 되었다. 프랑스에 정착하여 작업하고 싶었던 이 젊은이들은 Issy-les-moulineaux에 있는 거대한 옛 탱크공장을 임대하여 그들의 아뜰리에를 만들 수 있었다. 설립 초기부터 이 그룹은 프랑스나 다른 외국의 아티스트에게도 열려있었으며, 그렇게 함께 모여 그들은 10년 동안 창조적이고 인간적인 특별한 경험을 같이 나누며, 강인한 생명력의 멋진 나무를 한 그루 심었다. 이 기간 동안 프랑스와 한국 사이의 왕래는 줄기차게 계속되었다. 어떤 작가들이 파리에서의 활동을 이어가는 동안, 어떤 이들은 귀국을 했다. 현장에서의 뜨거운 열기는 계속되었고, Artsenal( Art + Arsenal을 조합한 아뜰리에 이름)은 명실상부 파리의 주요한 창작공간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새로운 나무가 한국 땅에서 다시 그 뿌리를 내리는 동안, 훌륭히 자라난 파리의 나무는 그 결실을 세계에 퍼뜨렸다. 그러던 어느 날 작가들이 이 환상적인 공간을 떠나야 하는 때가 왔는데, 그것이 2002년의 일이었다. 세계의 다른 쪽에서 소나무의 작가들이 그들의 모험을 또 다른 방식으로 계속 이어나가는 동안 파리에서는 새로운 아뜰리에로 자리를 옮긴 협회의 활동이 꾸준히 계속되었다. 한국의 소나무를 다른 문화의 토양에 심은 것은 계속되는 원활한 교류를 이끌어내어 창조를 장려하는 끝없는 모험이 되었으며,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끊임없는 에너지가 방출되는 발전소 같은 것이었다. 오늘날 열리는 이 전시는 만남과 나눔의 비할 데 없는 놀라운 힘에 대한 것이다.
2. 파리는 환상이다. 소나무 협회의 작가들은 거기에 살아있는 현실성을 부여할 수 있었다. 그것을 해내는 데에 필요한(소모되는 것 이상의)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유일한 인간의 활동이 바로 예술적 창조이다. 파리에서 이루어진 일련의 모든 작품들이 바로 그 증거라고 볼 수 있다. 이 모험을 함께 겪은 이들이 이후에 한국이나 그 외 다른 곳에서 만들어낸 작품에도 그 흔적은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 흔적은 비물질적인 것이라서 잘 파악하기 어려운 동시에, 그것이 접촉하는 것 마다 정신적 차원의 무언가를 부여함으로써 어디에나 생생하게 실재하고 있다. 모든 경계를 일축하고 시류를 따르지 않는 꾸준한 교류만이 예술을 행하는 정신 속에서 근본적인 개혁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것은 창조에 대한 것이다. 혼란과 행복의 원천인 매 순간의 끊임없는 망각과 필수 불가결한 막대한 기억 사이를 잇는 다리. 그것이 바로 모든 창조의 접점들이다.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성실하게 노력하는 것, 이것이 이 특별한 열정의 도가니를 거쳐간 아티스트들이 여태 해 온 도박이었다. 그러면서 각각의 아티스트는 작품에서 뿐만 아니라 삶 속에서도 마찬가지로 이 변환(métamorphose)의 힘을, 모든 창작의 원천을 습득했다. 모든 소나무의 아티스트들은 이 예술의 법도를 벗어나지 않았다. 각각의 아티스트들이 지나온 경로를 속속들이 다 알 기회가 없던 사람들이라도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들을 가만히 응시하다 보면 내면 깊숙한 곳에서부터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각각의 작품들을 넘어서 가장 괄목할 만한 강력한 것은 바로 이 환상적인 나무의 수액을 통해 계승된 그 정신이다.
3. 소나무 협회에 의해 잉태된 정신적인 성과는 다양성이나 개방성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친밀함과 우정을 가능하게 하는 이 변환의 능력도 주요한 부분이다. 목탄은 잉크가 되고 잉크는 흔적이 된다. 색채는 장식이 되고 경계가 불분명한 살아 움직이는 이미지들의 엄청난 경주 속에서 생동한다. 무브먼트는 도시가 되고 도시는 무한한 빛의 점이나 픽셀의 속으로 사라진다. 머리카락은 장식이 되고 장식은 꿈이 된다. 육체 역시 변신한다. 동물이 되거나, 낯선 환영이 되거나, 사라지거나. 그러나 여전히 그들은 실체로 남아있다. 그림은 잊혀진 형태의 기억 표면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이미지는 일상을 인식의 한계점으로 끌고 가면서 스스로 분해되거나 연결되고, 혹은 우주적 힘에 의해 사라진다. 풍경이 꽃으로 되어있던 불꽃으로 되어있던 그것은 항상 무한한 상상의 차원을 담고있다. 존재하는 것 중 어떤 것도 변형되지 않는 것은 없다. 그리고 그것이 예술의 힘이다. 예술은 스스로의 근저로 다시금 끌어내려 자기 자신을 낯설게 바라보도록 함으로써 무한한 미래 속에 존재하는 것들을 깨닫도록 한다. 파리에 20년 전에 심겨진 한국의 소나무는 그들이 받아들이고 흡수한 것에 대해 이러한 변환의 노력을 해 온 것이다. 오늘날의 작품들은 그 살아있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탁월한 변형의 증거이다. (Seoul 2012년 10월 8일) ■ 장루이 쁘와뜨방